지난 달 30일, 부산예술회관에서는 '부산의 골목을 찾다'라는 제목의 사진전 기념 행사로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여류 사진작가들과 함께 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사전 예약을 했던 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던 전시실로 향했다.
다소 늦게 당도를 하게 되어 대열의 끝에 남은 빈 좌석에 자리하게 되었다.
동호회의 사진가 한 분이 나서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한 기초 지식과 노하우에 대하여
강의를 전달하는 중이었다.
이윽고 촬영 실습 시간이 돌아왔다.
일일 강사 분이 수강생들에게 미션을 던져 주었다.
'지금 이 시간부로 30분 이내에 만추의 햇살을 작품에 담아오라' 는 것이었다.
늘 지니고 다니는 휴대폰이 실습의 도구로 쓰였다.
체험 활동이라기에 개인 사진기를 지참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을 했던 일이 부질 없이 느껴질 정도로
준비물은 간편했다.
나는 신변 관리에 주어진 시간의 1/3 가량을 써버렸기에
실내에서 주제에 걸맞는 피사체를 찾아보기로 했다.
처음엔 '햇빛'에만 초점을 맞추어 대상을 찾다보니 빛과 그림자를 담는데 치중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만추'의 계절감을 담지 못하는 것이었다.
아래 대각선 구도의 사진은 습작 가운데 출품한 한 장의 사진이다.
심사관으로부터 장면을 포착해내는 시선을 가지고 있으나 촬영 기술이 미숙하다는 평을 들었다.
이번에는 창밖의 풍경을 사진기라는 프레임 속에서 바라보기로 했다.
높고 푸른 하늘과 알록달록하게 물든 단풍이 계절감을 살려주리라 생각해서였다.
그렇지만 거리에 늘어선 가로수에는 주변 건물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색감이 나타나지 않은 반면,
뒷배경으로 보이는 건물이 햇살에 한껏 드러나 보였다.
제출 작품은 청년정책 페스티벌에서도 본 바가 있는 즉석 인화기를 통해서 바로 출력을 해주셨다.
테이블 위에 모아본 수강생들의 사진 작품이다.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동시간대에 촬영하였지만 결과물은 제각각이었다.
주제에 대한 해석도,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도, 자신의 색깔을 나타내는 표현 방법도
이다지도 다양하다는 점이 새삼스러웠다.
나도 심사위원의 One Pick을 받기는 했어도
초심자이다보니 드러내게 되는 한계점이 있어 부끄러울 따름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쉬운 마음이 들어 자꾸만 발걸음을 늦추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한 장 담아냈더라면 좋았겠다 싶은 풍경이 눈에 띄었다.
떠나가는 가을이 못내 아쉬운 만추, 가을의 끝자락에서
오늘의 활동을 계기로 한껏 계절을 만끽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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