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4. ~ 2024. 11. 11은
UN군이 참전한 한국전쟁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부산의 유엔 위크였다.
기념 주간 동안에 제 79주년을 맞는 UN의 날 기념식을 비롯하여
전쟁에서 평화를 지켜낸 영웅들을 기리는 각종 행사들이 진행되었다.
세계평화포럼 역시 그 일환으로써 개최되었다.
11월의 처음을 여는 날 누리마루 APEC 하우스의 회의실은
세계에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려 모인 사람들도 가득 찼다.
끝나지 않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새롭게 불이 붙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한창인
현 시국에서 평화에 관한 논의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논의의 시간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세계 평화에 뜻을 가진 사람들이 힘과 마음을 한데 모은다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전쟁 없는 세상; 세계평화와 협력을 위한 전략'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은
유관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100여명의 부산 시민들과 함께
인류가 직면한 여러 국제적 현안을 타개하기 위한 협력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개회사와 로즈마리 디칼로 유엔 정무평화구축국 사무차장의 축사를 필두로
장제국 동서대 총장, 마이크 발레리오 CNN 아이아태평양 주재 특파원, 제사 폰테베드라 국경없는 의사회 현장 총괄의
인공지능 시대에 디지털 정보 유출 문제, 허위 정보 난립 등으로 위협을 받는 보안 체계에
질서를 세우는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개선코자 특별 대담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 뒤를 이어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의 저자 차인표의 특별 강연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도착이 늦은 바람에 포럼에는 참석하지 못하였다...
세계평화포럼의 모든 순서가 끝나고서야 회의장에 들어선 나는
연설을 마치고 무대 아래로 향하는 차인표 씨의 옆모습만 볼 수 있었다.
나에게는 포럼은 그 장면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다.
차인표 작가가 단상을 내려가던 모습을 단편적으로 남긴 채..
그러나 뒤에는 더 신나는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부산영어방송에서 유엔위크를 맞는 부산 시민들의 평화 의식을 고취하고
부산시를 평화의 도시로 널리 알리기 위한 특별 콘서트를 준비했던 것이다.
BeFM 방송 DJ들이 총출동하여 사회를 맡아 행사를 진행하였고,
퓨전국악팀 이쁠, 난민가수 완이화, 영국 인디가수 안코드가 무대에 서 노래하였다.
부산영어방송의 프로그램 진행자 캐서린과 캠벨의 사회로 콘서트의 문을 열었다.
첫 공연은 국악그룹 이쁠의 무대로, 평화의 메세지를 담은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었다.
공연에 이은 인터뷰에서 그룹명과 선보인 곡에 담긴 의미를 전하는 내용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다음에 이어진 무대에서는 미얀마 출신의 난민 소녀 완이화가 등장했다.
내전으로 인해 갈 곳을 잃고 자국에서 도망쳐 나와 한국에 난민 신청을 하였고,
현재 국내 고교에 재학하며 가수 활동을 하고 있단다.
본 공연에서는 우리 삶에 있어 '집'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노래하였다.
집은 단순히 주거 공간으로써의 의미만을 가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내 가족과의 시간과 추억이 서려 있는 곳, 내가 언제든지 돌아갈 곳으로써 소중한 것임을,
새삼 느끼곤 가슴이 뭉클해졌다.
2부는 부산영어방송의 호스트 신민수, 닉 그린우드가 사회를 맡았다.
2부 첫 순서로 무대를 장식한 가수는 안코드.
여러 나라들을 전전하며 성장해온 그는 수많은 정체성을 가진 이로서
한국에도 내국인 못지 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후렴구를 부를 때마다 마이크를 관중석으로 보내 관객이 함께 부르게끔 유도하는 모습에서
한국 특유의 공연 문화(일명, '떼창')에 반한 외국 가수라는 인상을 받았다.
온통 낮게 읊조리는 듯한 한국어 랩으로 이루어진 곡, '촛불 하나'를
그만큼 잘 소화해낼 외국인이 또 있을까.
현재는 BeFM의 진행자로 활약중인 R&B의 대가 김조한 분도 무대에 올랐다.
오랜 세월 지난 후 다시 들어도 여전히 감미로운 목소리를 자랑했다.
노래는 사랑을 전하는 창구라는 김조한 가수.
그는 목소리만큼이나 마음이 따뜻한 평화주의자였다.
난민 가수 완이화와 듀엣으로 조화로운 하모니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후로 몇 곡을 더 선사한 뒤 무대를 내려갔다.
'평화를 노래하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들 앞에서 펼쳐진 부산영어방송의 특집 방송은
우리에게 평화가 소중한 이유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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