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자 늘상 해오던 일로 바쁘게 지내느라
우선 순위에서 밀려있던 응시건의 소식이 이번 수요일에 날아들면서
그 준비에 관한 현황도 함께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내 휴대전화로 다음과 같은 메세지가 도착한 것이다!
나의 보잘 것 없는 이력이라도 관심을 가져주었다는 뜻인 고로 기뻤고
다음 절차로 나아가 실기와 면접 시험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들떴지만
한편으론 며칠 남지 않은 대면 심사가 내 마음을 무겁게 눌러왔다.
나 자신의 입지와 자존심만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활동중인 합창단의 이미지와 그를 이끄시는 지휘자님의 체면도 걸려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다가 소식을 받아들던 당시 나는 지독한 감기에 걸려 있었다.
일상 속에서 평범하게 말을 해도 코가 막혀 듣기에 답답하게 맹맹한 소리가 났다.
연습 삼아 곡을 불러보려해도 고음부뿐만 아니라 옥타브를 넘지 않는 부분에서도 꺽센 소리가 났다.
그 상태가 연일 이어지자 위기감이 엄습해왔다. 시험은 어쩌지...
연습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감기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수시로 따듯한 물을 떠 마셔서 수분 보충과 동시에 보온을 해주고,
매 식후마다 소금물로 입 속을 헹궈내고,
하루에 1~2회 이상 뜨겁게 데운 수건으로 목 주변을 찜질하는 등 전투를 치렀다.
그런 강도 높은 단속에도 불구하고 시험 당일까지도 내 목소리는 완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시험일 아침에 집을 나서 보니 휑한 바람이 어찌 그리도 차갑게 부는지..
갈 길이 멀기도 하고 연습 시간을 벌어볼 심산으로 일찍 출발했더니 날씨가 호의적이지 않았다.
버스에서 하차한 지점 근처의 가게에 들러 점심을 해결하고 시험 장소를 찾아나섰다.
첫 방문하는 회관은 잿빛 구름이 깔린 하늘 아래서 본래의 활기를 잃고 스산한 모습을 드러냈다.
로비에 들어서니 공연장에서 행사가 있는지 입구에 임시 안내 데스크가 차려지고
방문객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건물 내부를 둘러보면서 알게 된 거지만 관계자 외에 개방된 연습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2층에서 연습실을 발견하고 손잡이를 당겨봤더니 문이 열려 있기에
들어가 선정곡을 한 차례 연습차 불러보고 나자
직원이 곧이어 들어와 대기실로 가 기다릴 것을 당부했다.
대기실 문을 열어보니 비어있었다.
나보다 일찍 도착해 대기중인 지원자는 없어 보였다.
집합 시간이 되자 담당자가 참가 번호를 알려주었다.
시험 전에 예행으로 반주에 맞춰 연습을 해볼 기회도 주었다.
연습량이 부족한 나에게는 한줄기 빛이었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실기/면접 시간이 돌아왔다!!
심사위원은 세 분, 한 명씩 대면이 진행되었다.
중앙에 자리한 분이 지휘자님이라는 것을 인터넷 기사에서 본 사진으로 알아보았다.
감기 기운으로 인해 멍하니 가사를 놓칠세라 악보를 보면서 응해도 되겠냐는 문의 먼저 했다.
다행히 격의 없이 편하게 하라고 답하여 악보를 손에 들었다.
몸의 컨디션이 감기로 인해서 어떤가를 전하고 양해를 구하는 말씀을 드린 후에 가창을 시작했다.
기본 요소(음정, 박자)를 놓치지 않도록만 하자고 다짐하며 실기에 임했다.
이제 좋은 결과가 나왔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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